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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순환출자규제정책'得과失'


[정밀분석]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에 대한 정치권의 행보가 숨가쁘다. 

특히 대선과 맞물려 여당과 야당이 앞다퉈 잇딴 재벌개혁 법안을 내놓는가 하면 대기업 규제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 중 핵심 중 하나가 순환출자금지 혹은 규제이다.

순환출자금지는 삼성, 현대차 등 대형 재벌그룹들이 당면한 최대 현안이다. 당장 순환출자를 해소하려면 많게는 수조원에 이르는 비용이 예상되는 등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해당 재벌그룹은 정치권의 순환출자금지에 대한 규제정책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순환출자 문제를 둘러싼 재계의 반발논리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 막대한 해소비용

정치권의 순환출자금지에 대해 ♦ 경영권 방어를 위해 조단위 비용이 투입됨에 따라 투자 위축이 초래되고 ♦ 기업의 경영위기를 가져옴에 따라 결과적으로 국가경제를 위축시키게 된다는 입장이다. 

재계는 "국내 투자 및 기업경영 환경에 따라 경영권 방어 등을 위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출자구조를 해소하는 데 조단위의 비용 소요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으며, 실제 재벌닷컴이 분석 결과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삼성은 4.3조원, 현대차는 6.1조원이 최소 비용으로 들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1천100만주가량을 매입할 경우 13조원, 현대차의 경우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현대차 지분 4천600만주 가량을 해소 때 10조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지분 매각시 법인의 경우 차익의 24.2%, 개인 대주주의 경우 차익의 22%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이같은 비용이 소요된다면 미래 성장동력 발굴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투자금액이 순환출자 등을 해소하는데 쓰이게 돼 결과적으로 기업의 미래 가치가 훼손되고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나 유럽 재정 위기로 국내외 경영환경이 불투명한 가운데 대규모 자금이 경영권 방어 위해 투입됨에 따라 국가경제 전체의 위기극복 지연뿐 아니라 새로운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의 입장이다.

■ 국부유출 우려

재계는 순환출자금지는 우량기업의 적대적 M&A 노출에 따른 해외 매각 등 국부유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는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시장에 풀릴 경우 우량기업의 지분 매수액이 막대하기 때문에 국내 기업이 이를 인수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결국 해외자본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실제 IMF 이후 대규모 인수합병은 현대차그룹 등 상위 기업집단이나 외국계 자본 주도. 대우건설 등 일부기업은 인수기업의 무리한 투자로 인해 인수기업은 워크아웃, 해당기업은 재매각하는 사례가 있었다.

당시 국내 우량기업이 경영상 문제가 아닌 정치논리로 외국계 자본에 경영권이 이전되는 사태가 발생했으며,
쌍용차, 외환은행 등 IMF를 거치는 과정에 외국계 자본에 인수된 기업에는  ’기술 유출’ ’먹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한국GM과 르노 삼성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 고용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결정이 해외 본사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내려지고 국내에서는 손쓸 수 없는 상황도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대표적으로 올초 GM의 대표적 유럽 생산메이커인 ’오펠’의 판매가 급감하자 한국GM에서 생산중인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으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 본사 차원에서 검토가 이뤄져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만약 GM측의 이같은 이전이 결정됐다면 한국GM의 생산이 감소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 사태를 초래했을 것으로 우려된다. 

또 최근 희망퇴직을 발표한 르노 삼성의 경우 본사인 르노의 유럽 판매도 20% 가까이 줄었지만 유럽 내에서 인원구조조정은 하지 않고 자국의 고용은 유지하면서 해외공장의 인원 먼저 감축하는 방안이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외국자본의 주목적이 이익극대화를 통한 주주가치 상승이기 때문에 서비스 및 제품 가격상승으로 국내 물가상승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주장이다.

■ 경영권 방어장치 부재

재계는 순환출자금지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경영권 방어장치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는 국가 기간산업의 우량기업에 대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차등의결권, 포이즌필, 황금주 등 다양한 경영권 방어 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나, 국내에는 금지되어 있다.

실제로 폭스바겐, 포드 등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은 차등 의결권으로 대주주의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고 최근 기업공개를 한 구글, 페이스북 등 IT기업들도 차등 의결권으로 경영권 보호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경우 대주주의 지분율은 32.2%이나 의결권은 50.74%를 보장하고 있고, 포드는 지분율 7%, 의결권 40%, 벨렌베리그룹은 지주회사인 인베스트사 지분율 19%, 의결권 41%, 구글은 대주주 주권 1주당 10배의 의결권을 주고 있다.

구글의 창업주는 "차등 의결권이야말로 단기 이익을 좇는 월스트리트식 경영 간섭을 배제하고 기업의 장기사업 전략 실현을 가능케 한다"고 경영권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 일관성없는 정부정책

재계의 가장 큰 불만은 현재의 순환출자구조가 자연발생적이라기 보다 정부의 기업공개 및 소유분산 유도 정책, IMF 당시 법정관리기업 인수 유도, 업종별 전문그룹 분리 정책 등에 순응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예를들면 대주주의 지분률이 낮은 것은 정부의 소유분산 정책과 기업의 낮은 배당률 때문이며, 국가경제 및 기업 성장을 위해 대주주 개인의 이익보다는 회사 이익도모 목적으로 재투자를 위한 저배당 실시의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 1990년부터 작년 말까지 국가별 제조업 평균 배당성향을 보면 미국은 85.7%, 일본 64.2%인데 비해 한국은 19.2%에 머물렀다.

또한 계열사 출자가 확대된 것도 IMF 당시 정부가 부채비율을 200%로 낮추라고 요구하면서 기업들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막았고, 당시 금융시장이 악화되어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하면서 결국 계열사가 인수하는 결과로 이어짐에 따라 출자비율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형성과정이다.

당시 기아차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포드는 국내 일부 생산공장에 대한 폐쇄를 요구하는 등 무리한 인수조건을 제시했고, 결국 협상이 결렬되자 현대차가 인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기아차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대주주-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의 소유구조가 형성되었는데, 1980년대 후반부터 이루어진 정부의 강력한 소유분산 정책, 즉 지배기업에 대한 오너의 지분율을 낮추고자 하는 정부 정책에 따라 대주주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이 취약한 상태였다.

그 결과 상호출자를 비롯하여 아무런 경영권 보호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해외 자본에 의한 크라이슬러 등 해외기업들의 적대적 M&A에 노출되게 되었고, 경영권 방어를 위해 유일하게 허용되었던 순환출자를 활용하게 된 것이었다.

즉 현대차그룹은 외환위기 이후 정부의 대기업 정책방향이었던 업종 전문화 방침에 부응하고자 순환출자를 활용하여 자동차 전문 기업집단으로 출범한 것이라는 얘기다.

■ 왜곡된 기업판별 기준

재계의 가장 큰 불만은 "기업의 판별기준이 경영성과가 아닌 지배구조로 판별하는 것"이다. 

재계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표기업들이 IMF,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위기상황에서도 핵심 경쟁력에 대한 장기적 투자와 적기 의사결정으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것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상반기 매출이 사상 첫 90조원을 돌파하며 올해 영업익 20조, 매출 200조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현대차도 사상 처음 상반기 매출 40조를 달성하고 사상최대의 이익을 거두었다. 

이같은 현상은 전문경영인 체제 하에서 주주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추구할 경우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보다는 단기 실적 위주의 경영에 주력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국가경제에 해가 된다는 논리이다.

하버드대 벨렌 빌라롱가 경영대학 교수 연구 결과 "오너 경영기업이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비오너 경영기업보다 경영성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연구개발 투자를 유지하는 등 장기적이고 전략적으로 경영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10대그룹 순환출자 해소비용 분석통계(재벌닷컴) 참조

[재벌닷컴]

기사 입력 : 2012. 0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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